날짜 1999년3월25일(목요일) 6:46:19
[단편패러디] 바라고 싶지 않은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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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스 ... 네가 ... 왜?
커헉-. 피를 토하며 리나는 주저 앉았다.
제기랄-! 가우리도, 제르가디스도, 아멜리아도.
다들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몸 속에서 흘러 나오는 피. 안돼-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치료하면 살 수 있을 지도...
"제로스!"
제로스는 서서히 리나쪽을 돌아보았다. 리나는 순간 숨을 죽였다. 제로스는 웃고 있지 않았다.
"수왕님께서 명하신 이번의 명령은."
제로스는 신장을 들어올렸다. 이윽고 그의 신장에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곧 눈부실 정도로 빛을 뿌렸다.
"당신들 일행의 말살입니다."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지나갔다.
"어... 째서? 왜 수왕이 우리를?!!"
리나는 거의 발악을 하다시피 외쳤다.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바닥엔 온통 피, 피투성이였다.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 때문이 아닐까요?"
"너 때문... 이라니 무슨...?"
잠시 둘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리나는 제로스의 저런 얼굴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다. 고뇌에 찬, 마치 인간같은 모습은.
"설마...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으니까요."
"뭐?"
"내가... 인간을 상대로 망설이게 될줄이야..."
"!"
그랬었다. 다들... 죽진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제로스는 리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리나의 눈을.
리나도 제로스의 눈을 보았다.
뭔가, 걸리는 위화감. 뭐지 이건?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었던 것 같은...
<-당신에게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잖아!>
지끈! 머릿속 어디선가 외침이 들려왔다.
그래. 난, 저런 눈을, 본 적이, 있어!
순간, 리나의 머리속에선 무언가가 터졌다.
리나는 제로스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곤 . 깨.달.았.다.
-허무-
그는 마족. 무로 돌아가길 원하는 자.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던 자.
세계의 멸망을 바라며, 자신의 소멸을 구하며 <존.재>하도록 만들어진 자.
"피브리조..."
"그렇습니다. 리나님."
제로스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처절한. 아주 처절한.
...리나가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당신이라면 알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우리들의 숙명을."
"너희들... 사실은...!"
"그래요. ...멸망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로스는 고개를 숙여 버렸다. 덕분에 리나는 그의 눈을 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리나는 숨을 토해 내었다. ...괴로워...
"그러나 우리는 멸망을 바라는 존재. 소멸을 원하는 존재.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우리는 숙명에 거스르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제로스의 목소리는 나직... 하고... 알수 없는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절망, 괴로움, ...슬픔.
"그래서."
제로스의 몸 주위에 검은 송곳들이 출현했다.
설마...
"당신들이 부러웠습니다."
그 송곳들은 쓰러져 있던 가우리, 제르, 아멜리아에게로 날아갔다.
"-!!!!!"
살과 뼈를 관통하는 둔탁한 소리들이 리나의 귀에 들려왔다. 피가 튀는 섬뜩한 소리들도. 그들이 내지른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돌아 보지 않아도 등뒤의 광경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제... 제로스으으-!!!"
리나는 귀를 막은 채로 절규했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아니, 새까맣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 아... 아-!!!"
몸이 주체할수 없이 격렬하게 떨려왔다.
"아아아아악-!!!"
어느사이엔가 리나는 일어나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눈앞의 존재, 제로스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사계의 어둠을 통치하는 왕..."
입은 제멋대로 카오스 워드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리나는,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폭주하는 거야. 그들을 잃어서.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건 바로 나였어...
리나의 타리스만이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가르는 무서운 힘이여. 얼음같이 차가운 허무의 칼이여..."
제로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내뿜는 어두운 기운도. 그런데 왜 웃지 않는 거지? 왜 그 능글능글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거야?
어째서-
"신들의 영혼조차 베어버리는 암흑의 검, 라그나 블레이드!"
리나의 앞에 허무의 칼이 출현했다. 모든 마력을, 생명력까지도 갉아먹는 최후 주문의 하나. 리나는 제로스를 향하여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
퍼억!!!
...리나의 라그나 블레이드는 제로스의 왼쪽 팔을 깨끗하게 절단해 버렸다. 그리고 이미 그녀의 배엔 검은 송곳이 관통해 있었다.
"크... 윽...!"
리나는 그대로 칼의 제어를 견디지 못하고 제로스의 품안으로 쓰러져 버렸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의 태도. 어째서 피하지 않은거지...
"리나... 님..."
"후훗... 부르지... 마.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리나..."
그래. 신족과 마족. 그리고 인간. 모두 한뿌리에서 나온 피를 나눴던 형제들.
같은 <존.재>하고 있는 자.
"웃어, 제로스... 그런 슬픈... 얼굴의 너는 보고 싶지... 않아... 마지막까지 수수께끼의 신관... 으로 남아..."
"당신들이... 맘에 들었었습니다 저는."
제로스는 리나의 눈을 바라보며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리나는 제로스의 입술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미안, 가우리. 나는... 제로스도...
좋.아.했.었.어...
"...설마 당신들을, 이손으로 죽이게 될 줄이야..."
제로스는 한쪽만 남은 팔로 리나의 시체를 껴안은채 그곳에 못박힌듯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을 죽이는 것과, 당신에게 소멸되는 것.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웠을지는 저로서도 결코 알 수 없을것 같군요."
제로스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멸망할 그날까지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느냐."
"예. 수왕님. 명령하신대로 리나 인버스... 와 그의 일행의 말살. 지금 수행하고 귀환했습니다."
수왕의 눈가가 잠시 꿈틀했다. 그러나 곧, 그녀는 낮고 근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돌아가 부를때까지 근신해라. 잠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수왕 제라스 메탈리움님."
제로스는 정중한 태도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왔다. 잠시 걷던 그는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에 발을 멈춰섰다.
"...피냄새..."
...그녀의...
멸망시켜야 해...
세계는... 나와 함께.
제로스는 고개를 돌리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늘엔 차가운 달만이 그를 비춰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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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드 정리하느라 하드를 뒤지다 보니 이런게 나옵니다.
벌써 10년전이군요... (3월이니까 10년도 넘었구나;;;)
뭐 이제와서 읽어봐도 별로 위화감이 없는게 나의 슬레버닝은 그때 이미 완성된 거였구나 싶어서.
자료 정리랄까 겸사겸사 올려봅니다. 앞으로 나오는대로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ㅂ=
[단편패러디] 바라고 싶지 않은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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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스 ... 네가 ... 왜?
커헉-. 피를 토하며 리나는 주저 앉았다.
제기랄-! 가우리도, 제르가디스도, 아멜리아도.
다들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몸 속에서 흘러 나오는 피. 안돼-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치료하면 살 수 있을 지도...
"제로스!"
제로스는 서서히 리나쪽을 돌아보았다. 리나는 순간 숨을 죽였다. 제로스는 웃고 있지 않았다.
"수왕님께서 명하신 이번의 명령은."
제로스는 신장을 들어올렸다. 이윽고 그의 신장에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곧 눈부실 정도로 빛을 뿌렸다.
"당신들 일행의 말살입니다."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지나갔다.
"어... 째서? 왜 수왕이 우리를?!!"
리나는 거의 발악을 하다시피 외쳤다.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바닥엔 온통 피, 피투성이였다.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 때문이 아닐까요?"
"너 때문... 이라니 무슨...?"
잠시 둘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리나는 제로스의 저런 얼굴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다. 고뇌에 찬, 마치 인간같은 모습은.
"설마...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으니까요."
"뭐?"
"내가... 인간을 상대로 망설이게 될줄이야..."
"!"
그랬었다. 다들... 죽진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제로스는 리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리나의 눈을.
리나도 제로스의 눈을 보았다.
뭔가, 걸리는 위화감. 뭐지 이건?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었던 것 같은...
<-당신에게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잖아!>
지끈! 머릿속 어디선가 외침이 들려왔다.
그래. 난, 저런 눈을, 본 적이, 있어!
순간, 리나의 머리속에선 무언가가 터졌다.
리나는 제로스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곤 . 깨.달.았.다.
-허무-
그는 마족. 무로 돌아가길 원하는 자.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던 자.
세계의 멸망을 바라며, 자신의 소멸을 구하며 <존.재>하도록 만들어진 자.
"피브리조..."
"그렇습니다. 리나님."
제로스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처절한. 아주 처절한.
...리나가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당신이라면 알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우리들의 숙명을."
"너희들... 사실은...!"
"그래요. ...멸망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로스는 고개를 숙여 버렸다. 덕분에 리나는 그의 눈을 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리나는 숨을 토해 내었다. ...괴로워...
"그러나 우리는 멸망을 바라는 존재. 소멸을 원하는 존재.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우리는 숙명에 거스르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제로스의 목소리는 나직... 하고... 알수 없는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절망, 괴로움, ...슬픔.
"그래서."
제로스의 몸 주위에 검은 송곳들이 출현했다.
설마...
"당신들이 부러웠습니다."
그 송곳들은 쓰러져 있던 가우리, 제르, 아멜리아에게로 날아갔다.
"-!!!!!"
살과 뼈를 관통하는 둔탁한 소리들이 리나의 귀에 들려왔다. 피가 튀는 섬뜩한 소리들도. 그들이 내지른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돌아 보지 않아도 등뒤의 광경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제... 제로스으으-!!!"
리나는 귀를 막은 채로 절규했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아니, 새까맣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 아... 아-!!!"
몸이 주체할수 없이 격렬하게 떨려왔다.
"아아아아악-!!!"
어느사이엔가 리나는 일어나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눈앞의 존재, 제로스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사계의 어둠을 통치하는 왕..."
입은 제멋대로 카오스 워드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리나는, 자신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폭주하는 거야. 그들을 잃어서.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건 바로 나였어...
리나의 타리스만이 푸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가르는 무서운 힘이여. 얼음같이 차가운 허무의 칼이여..."
제로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내뿜는 어두운 기운도. 그런데 왜 웃지 않는 거지? 왜 그 능글능글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거야?
어째서-
"신들의 영혼조차 베어버리는 암흑의 검, 라그나 블레이드!"
리나의 앞에 허무의 칼이 출현했다. 모든 마력을, 생명력까지도 갉아먹는 최후 주문의 하나. 리나는 제로스를 향하여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
퍼억!!!
...리나의 라그나 블레이드는 제로스의 왼쪽 팔을 깨끗하게 절단해 버렸다. 그리고 이미 그녀의 배엔 검은 송곳이 관통해 있었다.
"크... 윽...!"
리나는 그대로 칼의 제어를 견디지 못하고 제로스의 품안으로 쓰러져 버렸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의 태도. 어째서 피하지 않은거지...
"리나... 님..."
"후훗... 부르지... 마.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리나..."
그래. 신족과 마족. 그리고 인간. 모두 한뿌리에서 나온 피를 나눴던 형제들.
같은 <존.재>하고 있는 자.
"웃어, 제로스... 그런 슬픈... 얼굴의 너는 보고 싶지... 않아... 마지막까지 수수께끼의 신관... 으로 남아..."
"당신들이... 맘에 들었었습니다 저는."
제로스는 리나의 눈을 바라보며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리나는 제로스의 입술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미안, 가우리. 나는... 제로스도...
좋.아.했.었.어...
"...설마 당신들을, 이손으로 죽이게 될 줄이야..."
제로스는 한쪽만 남은 팔로 리나의 시체를 껴안은채 그곳에 못박힌듯 움직이지 않았다.
"당신을 죽이는 것과, 당신에게 소멸되는 것.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웠을지는 저로서도 결코 알 수 없을것 같군요."
제로스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멸망할 그날까지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느냐."
"예. 수왕님. 명령하신대로 리나 인버스... 와 그의 일행의 말살. 지금 수행하고 귀환했습니다."
수왕의 눈가가 잠시 꿈틀했다. 그러나 곧, 그녀는 낮고 근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돌아가 부를때까지 근신해라. 잠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수왕 제라스 메탈리움님."
제로스는 정중한 태도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왔다. 잠시 걷던 그는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에 발을 멈춰섰다.
"...피냄새..."
...그녀의...
멸망시켜야 해...
세계는... 나와 함께.
제로스는 고개를 돌리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늘엔 차가운 달만이 그를 비춰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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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드 정리하느라 하드를 뒤지다 보니 이런게 나옵니다.
벌써 10년전이군요... (3월이니까 10년도 넘었구나;;;)
뭐 이제와서 읽어봐도 별로 위화감이 없는게 나의 슬레버닝은 그때 이미 완성된 거였구나 싶어서.
자료 정리랄까 겸사겸사 올려봅니다. 앞으로 나오는대로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ㅂ=


덧글
고마 2010/01/17 13:28 # 답글
요거 조금 수정하셔서 하시는 것도.. 추천!!! @@!!!! 취향이라는거 생각보다 일관성이 있나봐요 안바뀌네요... ㅎㅎㅎㅎ=ㅂ=;;;;